절대 1강에서 4강 체제로? LG 트윈스의 위기, 어디까지 이어질까
절대 1강에서 4강 체제로? LG 트윈스의 위기, 어디까지 이어질까
4월 말이면 프로야구는 아직 초반이라고들 한다. 그런데도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시즌 초반 압도적인 성적을 보이며 '절대 1강'으로 불리던 LG 트윈스가 첫 3연패에 빠지며 위기를 맞고 있다. 이제 2위 삼성과는 2경기 차, 3위 한화와는 2.5경기 차, 4위 롯데와는 3경기 차로 좁혀졌다. 단 일주일 만에 벌어진 변화라 더 놀랍다.
무너진 1강 체제, LG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LG 트윈스는 4월 초까지만 해도 무시무시한 기세로 리그를 압도했다. 깔끔한 선발진, 안정적인 불펜, 그리고 폭발적인 타선까지 삼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심지어 4월 중순까지 8할에 가까운 승률을 기록하며 2위와 큰 격차를 벌였다. 당시만 해도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는 LG의 독주가 될 것"이라 예상했지. 나도 그 중 한 명이었으니까.
그런데 지난 15일, 중요한 변곡점이 생겼다. 3선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6이닝 노히트의 호투를 펼치고도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한 것. 이게 생각보다 큰 타격이었다. 솔직히 당시만 해도 "그래도 LG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에르난데스 자리에 들어간 대체 선발들이 연달아 무너지면서 팀 전체의 밸런스가 깨졌다.
여기에 치명타는 타선의 집단 슬럼프였다.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던 타자들이 일제히 침묵하기 시작했다. 지난주 팀 타율은 고작 .270에 불과했다고 한다. 홍창기, 신민재를 시작으로 퍼진 슬럼프가 이제는 주축 타자들에게까지 확산된 모양새다. 오스틴 빼고는 3할 타자가 없다니, 이게 시즌 초반의 그 무시무시한 LG 타선 맞나?
4월 29일 대전 원정, 그 아쉬운 한 점 차 패배
어제(4월 29일) 대전 원정에서도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송승기가 홈런 두 방을 맞긴 했지만 5이닝 3실점으로 나쁘지 않게 던졌고, 이후 불펜 투수들은 무실점으로 잘 막아줬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경기 내내 고작 안타 6개에 득점은 3회 오스틴의 투런 홈런이 전부였다.
경기를 봤는데 정말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 4회초 1사 1,2루, 6회초 2사 2루, 8회초 2사 2루... 이런 득점권 찬스에서 단 한 번도 안타를 치지 못했다. 한화 선발 와이스의 호투도 있었지만, LG 타자들의 집중력 부족도 아쉬웠다. 특히 김현수는 득점권에서 두 번이나 삼진을 당했는데, 평소 같았으면 절대 나오지 않았을 장면이다.
결국 2-3으로 분패했고, 이로써 LG는 시즌 첫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지난주부터만 따지면 2승 5패... 8할을 유지하던 팀이 갑자기 3할도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다니, 정말 롤러코스터 같은 변화다.
추격자들의 상승세가 더 무섭다
LG의 하락세도 문제지만, 더 무서운 건 2~4위 팀들의 상승세다. 2위 삼성은 어제 SSG를 3-1로 꺾으면서 무려 6연승을 달리고 있다. 내가 직관 다니면서 삼성의 최근 경기력을 봤는데, 특히 선발진의 안정감이 인상적이다. 6연승 중 5경기에서 선발이 6이닝 이상을 책임졌으니, 얼마나 견고한지 알 수 있지.
3위 한화도 만만치 않다. 어제 LG를 잡으면서 3연승을 기록 중이다. 와이스의 호투와 심우준의 결승 홈런이 빛났는데, 특히 한화의 불펜진이 최근 무척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우람을 중심으로 한 필승조가 건재하니, 리드를 잡으면 좀처럼 내주지 않는다.
4위 롯데도 상승세다. 최근 타선이 폭발적인 힘을 보여주고 있어서 언제든 상위권 도약이 가능해 보인다. 어제도 키움을 상대로 9-3 대승을 거뒀고, 전준우를 중심으로 타선이 매섭게 돌아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제 LG(20승 10패)와 삼성(18승 12패), 한화(18승 13패), 롯데(17승 1무 13패)가 4강 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불과 3경기 차이 안에 4팀이 모여 있으니, 한 주만 지나도 순위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LG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
LG가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가장 시급한 건 타선의 부활이다. 시즌 초반처럼 타선이 폭발력을 되찾는다면, 3연패도 금방 끝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홍창기, 김현수, 박동원 등 주축 타자들의 회복이 절실하다.
그리고 에르난데스의 공백을 메울 선발 투수도 필요하다. 지난 두 경기에서 대체 선발들이 모두 고전했으니, 새로운 카드를 검토해봐야 할 시점이다. 개인적으로는 불펜에서 활약하던 정우영을 한번 선발로 올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대학 시절 선발로 활약했고, 구위도 좋아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멘탈 관리가 중요하다. 3연패라는 건 분명 충격이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다. 여기서 흔들리면 더 큰 슬럼프로 이어질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의 리더십이 중요한 시점이다.
오늘 치리노스 vs 류현진의 맞대결이 분수령
LG는 오늘(4월 30일) 한화와의 2차전에서 에이스 요니 치리노스를 선발로 내세운다. 한화는 류현진이 선발로 나선다. 둘 다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들이니, 명승부가 예상된다.
치리노스가 아무리 잘 던져도 타선의 지원이 없으면 승리하기 어렵다. 오늘 경기가 LG에게는 정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여기서 이기면 3연패에서 탈출하고 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지만, 만약 패한다면 4연패에 빠지며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LG의 반등을 예상한다. 아무리 슬럼프라도 LG의 타선 자체는 리그 최고 수준이고, 치리노스도 든든하다. 다만 류현진의 현란한 체인지업을 얼마나 공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오늘 첫 득점을 어느 팀이 가져가느냐가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 같다.
KBO 리그가 더 재밌어지는 순간
사실 야구팬 입장에서는 LG의 위기가 리그 전체에는 더 흥미로운 상황을 만들어냈다. 한 팀이 독주하는 것보다는 여러 팀이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게 보는 재미가 더 크니까.
이제 매일 매일의 경기가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상위권 팀들 간의 맞대결은 더더욱 중요해졌다. 2위 삼성과 4위 롯데의 맞대결도 곧 예정되어 있고, LG와 한화의 시리즈도 지금 한창이다. 매 경기가 마치 포스트시즌처럼 긴장감 넘치는 상황이 된 것이다.
KBO 리그가 이렇게 박빙의 승부로 이어진다면, 올 시즌은 정말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 같다. LG 팬들에게는 조금 불안한 상황이겠지만, 중립 팬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진진한 상황이 됐다.
나의 생각: LG는 여전히 우승 후보 1순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LG를 우승 후보 1순위로 본다. 지금의 슬럼프는 모든 팀이 겪을 수 있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에르난데스가 돌아오고 타선이 제 기량을 되찾는다면, LG는 다시 독주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삼성과 한화, 롯데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특히 삼성은 6연승의 기세를 몰아 1위 탈환까지 노리고 있으니 LG에게는 큰 위협이다. 하지만 154경기라는 긴 여정에서 중요한 건 꾸준함이다. 그런 면에서 LG의 전력은 여전히 리그에서 가장 탄탄하다.
다만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 4연패에 빠진다면 정말 위기라고 봐야 한다. 특히 멘탈적인 측면에서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치리노스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에이스라면 팀이 가장 필요로 할 때 나서야 하는 법. 치리노스가 오늘 얼마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지 지켜보자.
이제 KBO 리그는 '절대 1강'에서 '4강 체제'로 변화했다.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될지, 아니면 LG가 다시 독주 체제를 회복할지... 정말 흥미진진한 시즌이 될 것 같다.